오늘은 아마 최근 몇 개월 중 가장 속상하고 힘든 날이지 않을까.

올해 초부터 시작해서 2개월동안 마음을 다했던 것이 잘 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개월 전이지만, 그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한 것 까지 생각하면...

쉽게 진정이 되지 않는다.

두근거리며 하나 하나 해나갔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너무 속상하다.

게다가 작년 코로나로인해 사라진 그 기회를 생각하니 더 슬프다.

모처럼 온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보고자 유튜브에서 '실패'에 관한 많은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가장 먼저 눈길이간건 스타강사 이지영 선생님의 동영상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YTpRPRk3jQ&t=294s

유튜브 이지영 [Leejiyoung Official]  

 

 

  수많은 수험생들이 스쳐간 사회탐구영역 스타강사 이지영 선생님.

선생님은 학원에서 학생들을 만나기 전에 사법고시를 준비했고 계속해서 떨어졌다.

법대 출신이 아니라서 실패할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을 당당히 짓밟아 주고자 시작한 사법고시 준비였지만, 실패를 경험할 수록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한다.

실패의 경험을 세번하고 나서, 스스로가 마치 '찌그러진(꾸겨진) 종이'같았다고 한다.

그때 오래전 자신에게서 과외를 받은 한 제자의 추천으로 어떤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씨비스킷'이었다.

그리고 그 영화에서 한 문장을 마주치게 된다.

 

" You don't throw a whole life away just 'cause it's banged up a little. "

 

 

영화 '씨비스킷'의 포스터 / 출처 네이버영화

 

 

  나는 실패라는 경험을 하고야 말았다.

나 역시 오늘 아침 결과를 보고 내가 굉장히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껴졌다.

어디에서도 쓰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잘하는데 왜 나만 못하고 있는 걸까.

왜 나는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을 잡고만 있는 걸까.

내가 객기를 부리는 건 아닐까.

여기서 멈추어야 하는 걸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자신을 보니.... 답답하면서도 슬프다.

 

  그러나 내가 도전을 멈출 필요는 없다.

이번의 실패로 내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조금 다쳤다고 해서 전체의 삶을 내 던질 이유 따윈 없다.

다시 하면 된다. 그 어떤 방법이 되었든 다시 하면 된다.

 

 

출처 유튜브 밀라논나

 

  내가 좋아하는 밀나논나 선생님이 그러셨다.

살아있는 한, 움직이는 한 누구나 다 현역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아직 기회가 더 있을 테니까. 지금 내가 드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다 일시적일 테니까.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하지만, 오늘 하루는 충분히 슬퍼할 예정이다. 슬픈 감정을 숨기고 싶지는 않다.

 

 

 

2016 리우올림핌, 태권도 이대훈 선수

https://imnews.imbc.com/replay/2016/nw1800/article/4090346_30230.html

 

 

  내가 좋아하는 이대훈 선수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올림픽을 하기 전부터… 이기면 이제 기쁨보다는 상대 또 슬픔을 더 달래주고

또 진다면 제 슬픔보다는 상대의 기쁨을 더 높게 해 주기로저 스스로 약속을 했거든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준비를 했지만 여기 최선을 다 안 한 선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만족하는… 홀가분하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인터뷰를 처음 들었을 때, 어쩜 저렇게 대인배일 수 있을까 놀라웠다.

그리고 그 마음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제 내가 실천할 때인 것 같다.

나만 열심히 한건 아닐 테니까,

다른 사람들도 분명 최선을 다했을 테니까.

축하해주고, 나는 나의 길을 가자.

또 다른 기회가 올 거야.

 

 

 

  동요하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 평소에 깊게 새기고 있던 말들을 정리했다.

오늘의 슬픔이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낼 수 있길.

훗날의 내가 오늘을 돌아봤을 때 또 하나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었길.

간절히 바래본다.